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저스틴 _ Lawrence Durrell 책영화그리고음악

내 방에 있는 펭귄클래식 90권인가 그 중에 4권이나 차지하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시리즈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었었다. 들어보지도 못한 작가에, 4권이 한 세트에다가 한권 두께도 만만치 않아서 언젠가 읽겠지 하고
우선순위에 올라보지도 못한 그 책이었는데 얼마 전에 읽었던 '작가의 집(Maisons d'Ecrivains)'에서 작가의 소개와
작가의 집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번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었다. 

그런데, 정말 그의 문장은 너무 아름답다. 내가 쓰고 싶은 그런 문장들.
물론 나는 번역된 문장을 읽었지만, 그의 묘사나 상황에 적절한 문장들은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 소개에 따르면 로렌스 더럴은 20세기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가장 기념비적인 영국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한다.

배경이 되는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의 북부 도시로, 배경부터 아주 이국적인 분위기에다가 이 도시의 분위기가
이 책의 분위기를 기본적으로 형성해주고 있다. 약간 정신없고, 다른 국민성을 가진 다른 종족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곳. 

저스틴이라는 소제목은 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한 여인으로
화자와 피할 수 없는 관계를 맺게되는 여인이다. 나에게도 연인이 있고 저스틴도 결혼한 몸이지만, 
그들은 친구에서 남들의 눈을 의식하게 되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이 복잡한 4명의 남녀 외에도, 독특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알렉산드리아에서 그들은 절대 평범하지 않고 가볍지 않았다.
본인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깊은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졌다. 전혀 가볍지가 않아.....

이 책의 또 한가지 특징이라하면 흐름이 다른 책과는 구별되게 파편적인 서술이라는 점이다.
저스틴에 대해 쓴 그녀의 전 남편 소설,저스틴의 일기에서, 나의 글에서 여기저기에서 끌어온 글들이 소설 전체를 이끌고 있다.




우리 중에서 그런 감정을 깊이 느끼고, 인간의 사고로는 해결되지 않는 혼란을 완전히 인식하고 있는 사람의 유일한 해답은
다정함과 침묵이라는 반어법이라는 것을.




마음과 생각이 일치하는 사랑에 빠지는 것을 상상하는 건 아무 소용 없는 일이다.
두 사람의 마음에 동시에 불꽃이 일어나면 자율적으로 성숙한 행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건 무언가가 각각의 내부에서 소리 없이 폭발하는 감각이다. 그런 일을 겪으면 연인들은 멍하기 마음을  빼앗긴 채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감동한다.
그녀는 잘못된 대상에게 감사를 표하게 되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는 환상을 만든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다. 사랑의 대상은 단순히 자아도취에 빠져 같은 순간의 경험을 나눈 누군가일 뿐이다.
(저스틴의 일기 중)




아! 항구는 슬프이자 어느 곳으로도 떠나지 못하는 자들이 그리는 이름이다. 그건 죽음과도 같아.
알렉산드리아, 알렉산드리아. 이 이름만 끊임없이 되뇌며 맞이하는 자아의 죽음.



난 저스틴에게서 떨어져 짧은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그녀 없는 생활은 지루함만 가득했고,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난 사랑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 생각이 내게 설명할 수 없는 절망과 혐오감을 안겨 주었다.



"우리는 모두 비합리적인 것을 믿기 위해 합리적인 이유를 찾고 있지."



그는 어떤 상처나 손해도 입지 않고 그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극복해 냈기 때문이다.



안에서 들리는 삐걱거리는 소리와 은밀한 신음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흥분하기 쉬운 인간의 목소리에 낡은 목제 침대가 부딪히는 소리가 더해진다.
이건 아마도 우리가 속해 있는 일상 세계에서 저스틴과 내가 나눈 행위와 근본적인 차이가 없는 동일한 행위일 것이다.
다를 게 뭐란 말인가? 단순히 짐승 같은 그 행위 없이 우리의 감정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연인들은 결코 동등하지 않아.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언제나 한쪽은 상대방을 우울하게 만들고,
남자든 여자든 상대방의 성장을 막아버리잖아.
그래서 우울한 쪽은 언제나 탈출하고 싶어하고, 자유롭게 성장하고 싶은 욕망에 괴로워하지.
사랑의 유일한 비극은 그런 것이 아닐까?


이제 다음 책은 발타자르인데, 궁금하게 만드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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